다문화가족 부부캠프를 마치고
다문화가족과 1박2일
경상남도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승해경
다문화사회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할 때 다문화가족이 ‘나무’면 ‘비다문화가족은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그러면 어떤사람은 토양, 숲, 비 등의 다양한 답변을 한다. 우리사회에서 우리곁의 우리들인 다문화가족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보여주는 한 부분이다. 많은 가정들의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경제적인 문제를 비롯하여 자녀양육과 교육에 있어서 가치관의 차이로 인한 가족내부의 갈등이 있는 것처럼 다문화가족도 다양한 가족의 하나로 ‘나무’인 것이다.
지난 주말 또 하나의 나무들이 사천 남일대 리조트에 모여 ‘평등부부 행복나눔’캠프에 경남의 다문화가족 20가족이 참여하여 1박 2일을 함께 했다.
가족소개를 할 때만 해도 서먹해 하던 가족들이 아이들과 함께 동요에 맞춰 온가족이 율동하기, 신문지 밟고 오래 버티기, 스피드퀴즈 등을 하며 가족 화합의 시간을 보내며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 이어 강사님의 부부들의 상호이해를 통한 소통증진의 시간에 서로에 대한 입장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편그룹과 아내 그룹으로 나누어 속풀이 토크시간을 가졌다. 국제결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힘든점과 어려움을 극복한 얘기 나누기를 통해 서로에게 힘을 주고받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이 끝난 후 남편중의 한명은 지금까지 화를 내기만 했지 표현하지는 못했다며 이제부터는 아내에게 화가 나면 감정을 표현하고 아내에게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리는 태도로 바꾸겠다는 말을 전하기도 하였다. 강의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후 저녁시간에 서로에게 바라는 점이나 미안한 부분을 고백하는 시간에는 많은 남편들이 꽃을 한 송이를 들고 자신만을 보고 멀리 이국땅까지 오고 아이까지 잘 키워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아내들은 남편을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였다.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이지만 잘 살아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으로 쉽게 보이지 못하는 눈물까지 보이며 미래에는 좀 더 잘살아보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명품백이 아닌 비누로 만든 장미 한 송이에도 사랑이, 미사여구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을 믿고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반려자에 대한 믿음이 전해졌다.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는 부부의 눈 속에는 이미 상대에 대한 신뢰와 행복감이 가득함을 알 수 있었다.
이튿날 가족들이 모두 참여하여 아이폼으로 가족액자를 만드는 시간에는 아버지들은 학창시절 미술시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향후에는 모 방송사의 ‘아빠 어디가’프로그램처럼 아빠와 아이들만이 참여하는 캠프를 진행해도 멋지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1박2일을 함께 하며 다문화가족들이 매스컴에 보여지는 것이나 알려진 것이 이들의 모습의 전부가 아님을 지역민들에게 목청 높여 전하고 싶다. 다문화가족 남편은 아내와 아이들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아내 역시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는 그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겠다는 자세로 생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경남은 전국에서 다문화가족이 네 번째로 많은 지역이다. 다문화가족은 우리주변에 있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중에 하나이다. 우리 도민들은 자신이 접한 외국인이나 다문화가족이 전부인것처럼 판단을 하여 개인적이거나 특수한 상황을 일반화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내년 봄 또 하나의 나무들과 1박2일을 함께 하며 다문화가족의 행복더하기 시간을 기대해 본다.
2014년